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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FIRE)족을 위한 은퇴 자금 계산법

'얼마를 모으면 일을 그만둘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목표 생활비와 인출률, 그리고 물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FIRE란 무엇인가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근로 소득 없이도 생활이 가능한 자산을 만들어 조기에 은퇴하는 것을 말합니다. 핵심은 ‘일을 그만두는 것’보다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생활비 전부를 자산 소득으로 충당하는 풀 파이어(Full FIRE), 일부만 충당하고 파트타임 소득을 병행하는 코스트 파이어(Coast FIRE)·바리스타 파이어 등 여러 변형이 있습니다.

4% 법칙과 25배 공식

미국의 트리니티 연구에서 나온 4% 법칙은, 은퇴 첫해에 자산의 4%를 인출하고 이후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인출액을 늘려도 30년간 자산이 고갈될 확률이 낮았다는 관찰에서 출발합니다. 이를 뒤집으면 필요한 목표 자산은 연간 생활비 × 25배가 됩니다.

월 생활비가 300만 원이라면 연 3,600만 원, 목표 자산은 9억 원입니다. 월 400만 원이면 12억 원, 월 250만 원이면 7억 5,000만 원입니다. 은퇴 기간이 40년 이상으로 길거나 시장 변동성이 걱정된다면 인출률을 3.5% 또는 3%로 낮춰 목표를 28.5배, 33배로 잡는 보수적 접근도 있습니다.

한국 상황에서 조정할 점

  • 국민연금: 수령 시점부터는 필요한 인출액이 줄어듭니다. 65세부터 월 100만 원을 받는다면 그 이후 구간의 목표 자산은 그만큼 낮출 수 있습니다.
  • 건강보험료: 직장 가입자에서 지역 가입자로 바뀌면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 보험료가 부과됩니다. 은퇴 후 고정비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 주거 형태: 자가 여부에 따라 필요한 생활비 차이가 큽니다. 전월세라면 갱신 때마다 오르는 주거비를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 세금: 배당·이자 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인출 계획을 세울 때 세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합니다.

저축률이 은퇴 시점을 결정한다

FIRE 논의에서 가장 강조되는 지표는 수익률이 아니라 저축률입니다. 저축률이 높으면 목표 자산이 낮아지고(생활비가 적으므로) 동시에 모으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이중 효과가 납니다. 연 5% 실질 수익률을 가정할 때, 저축률 20%면 은퇴까지 약 37년, 40%면 약 22년, 50%면 약 17년, 65%면 약 10년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소득을 늘리는 것과 지출을 줄이는 것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지출 절감은 목표 자산 자체를 낮춘다는 점에서 효과가 더 직접적입니다.

현재가치로 목표를 점검하세요

20년 뒤 9억 원을 모았다고 해서 오늘의 9억 원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 2.5% 물가상승률을 가정하면 20년 뒤 9억 원의 실질 가치는 약 5억 5,000만 원입니다. 목표 자산을 세울 때는 반드시 은퇴 시점의 물가를 반영한 명목 금액으로 환산하거나, 시뮬레이션 결과를 현재가치로 되돌려 확인해야 합니다. 본 사이트의 시뮬레이터는 두 값을 항상 함께 보여줍니다.